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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끈 티키타카란 무엇인가

후추의집사 2022. 6. 21.

펩 과르디올라

사실 바르셀로나는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축구 클럽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스페인 클럽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하는 등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2000년대 후반 부터 2010년대 초반이 가장 뛰어난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그런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함께한 티키타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의미

딱딱이

먼저 티키타카란 단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티키타카란 영어로는 Tiki-Taka, 스페인어로는 Tiqui-Taka라고 하는데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간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딱딱이'라고 알고 있는 장난감을 기억하시나요? 공 2개를 끈 등으로 묶어서 서로 부딪치게 하는 장난감인데 원래 미국에서는 클랙커즈(Clackers)라는 이름의 장난감이었고, 이 장난감의 스페인 상표명이 '티키타카'라고 합니다.

짧은 패스를 주로 이용하는 플레이가 마치 이 장난감 같다고 하여 이 전술이 티키타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2. 축구전술

티키타카 전술

티키타카가 어떤 의미인지만 알면 축구 전술에서의 티키타카가 어떤 전술인지 예상 가능합니다. 패스를 주고 받는다.

여기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단순히 패스만 주고받는 것이 아닌 크게 점유율, 공간, 압박이라는 3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약 3~4명의 선수가 삼각, 사각형의 대형을 유지하면서 숏패스나 롱패스를 이용하여 점유율을 가지고 옵니다. 거기에 이런 패스들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수비 라인을 끌어당기거나 상대방의 수비 대형을 무너뜨려 빈 공간을 만들어 공격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만약 공이 상대방에게 빼앗기게 되면 강한 압박을 통해 공의 소유권을 다시 가져오려고 하죠.

즉, 많은 패스 -> 점유율 -> 수비라인 파괴-> 빈 공간 -> 공격 -> 압박(공 빼앗겼을 시) 구조로 보면 됩니다.


3. 티키타카의 시작

리누스 미헬스 요한 크루이프

제 나이 또래의 20~30대 사람들은 티키타카의 시작은 대부분 펩 과르디올라(Peb Guardiola) 감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 전술로 전성기를 이루어 냈고,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듯한 느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티키타카의 근본적인 이념은 그의 스승인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 바르셀로나 감독,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크루이프의 스승 리누스 미헬스(Rinus Michels) 감독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티키타카가 그들의 축구 철학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리누스 미헬스 감독 본인이 창안하고 1960~1980년대 감독을 맡았던 아약스,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축구 국가 대표팀 등에서 구현했으며, 당시에는 '토탈사커(Total Football)'라 불렸습니다. 당시의 토탈사커와 현재의 티키타카와는 시대의 차이로 인해 상대팀의 전술이 모두 다른만큼 실제 구현되는 모습은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인 이념은 동일한 데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현재의 티키타카가 본격화된 것은 그의 제자인 요한 크루이프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는 1990년대 바르셀로나 감독을 맡으면서 이를 네덜란드식 축구라 했습니다. 이후 그의 후임 감독들인 루이 판 할(Louis van Gaal)과 프랑크 레이카르트(Frank Rijkaard) 등도 티키타카를 계승하면서 라리가 팀전술에 보급되었으며, 스페인 축구 대표팀에도 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당시에도 바르셀로나는 이미 성공적인 구단이었지만 이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더욱 꽃을 피웠다고 볼 수 있죠.


4. 바르셀로나와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역대 최다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는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son) 감독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며 현역 감독 중 가장 많은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는 감독은 누구일까요? 바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입니다.

그의 트로피 수집은 첫 번째 감독을 맡았던 바르셀로나에서부터 시작하였는데요. 그와 함께한 바르셀로나가 그 기간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기록으로 살펴보죠. 과르디올라는 2008 시즌부터 2012 시즌까지 바르셀로나와 함께 했습니다.

▣ FC 바르셀로나 수상(2008~2012)

  • 라리가 : 08-09, 09-10, 10-11
  • 코파 델 레이 : 08-09, 11-12
  •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 09,10,11
  • UEFA 챔피언스리그 : 08-09, 10-11
  • UEFA 슈퍼컵 : 09, 11
  • FIFA 클럽 월드컵 : 09, 11


▣ FC 바르셀로나 기록(2008~2012, 라리가 기준)

  • 08-09 : 1위, 27승, 6무, 5패, 105득점, 35실점
  • 09-10 : 1위, 31승, 6무, 1패, 98득점, 24실점
  • 10-11 : 1위, 30승, 6무, 2패, 95득점, 21실점
  • 11-12 : 2위, 28승, 7무, 3패, 114득점, 29실점
  • 합계 : 116승, 25 무, 11패, 412득점, 109실점
  • 기타 : 총 152경기, 승률 76%, 경기당 득점 2.7골, 경기당 실점 0.7골


바르셀로나가 원래 강팀이었다고는 하나 기록적인 면을 보면 과르디올라가 부임한 후 4년과 부임하기 전 4년의 기록을 살펴보면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 FC 바르셀로나 기록(2004~2008, 라리가 기준)

  • 04-05 : 1위, 25승, 9무, 4패, 73득점, 29실점
  • 05-06 : 1위, 25승, 7무, 6패, 80득점, 35실점
  • 06-07 : 2위, 22승, 10무, 6패, 78득점, 33실점
  • 07-08 : 3위, 19승, 10무, 9패, 76득점, 43실점
  • 합계 : 91승, 36무, 25패, 307득점, 140실점
  • 기타 : 총 152경기, 승률 59%, 경기당 득점 2.0골, 경기당 실점 0.9골


4시즌 총합을 비교해 보았을 때 승률은 17% 상승하였고, 경기당 득점은 0.7골, 실점은 0.2골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득점은 무려 105골이 늘었습니다.

물론 이런 성공이 오직 과르디올라 감독의 역량만으로 이루어 낸 것은 아닐 겁니다.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 등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중심에 과르디올라 감독과 티키타카가 있었고 08-09 시즌 스페인 클럽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리그, 리그컵, 챔피언스리그) 달성에 성공합니다.


5. 현재

과르디올라

사실 현재의 티키타카는 예전만큼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워낙 오래전부터 있던 전술이고 주목을 받은 전술이기 때문에 이제는 게겐 프레싱이나 철퇴축구 등 많은 카운터 전술과 많은 대안법이 나와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 티키타카를 상징하는 과르디올라 감독도 아직까지 맨체스터 시티로 챔스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전술도 전술이지만 사실 패스만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전술은 선수들 모두의 기량이 뛰어나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난이도의 전술이며 느린 템포의 경기력으로는 현대 축구에서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어졌습니다.

패스 플레이와 빠른 템포, 정확한 빌드업을 모두 병해 하지 않고서는 이제는 점유율 축구를 완전히 구사할 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1년부터는 과르디올라 감독도 선수들에게 빠른 템포로 패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약점이라면 사실 모든 전술이라는 게 당연하겠지만 특히 티키타카는 전술의 특성상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므로 전술에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점, 따라서 특히 매일 훈련을 맞춰보는 환경이 어려운 국가대표팀 같은 경우에는 완성도 있는 전술이 나오기 힘들 다는 점 등으로 최근 클럽이나 국가대표팀에서 티키타카 전술은 예전만큼 자주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6. 요즘 쓰임새

사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티키타카는 축구 전술이니, 바르셀로나니, 펩 과르디올라니 하는 이런 내용의 대화를 할 때만 사용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합니다.

티키타카가 주고 받는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나 행동 등이 잘 이루어지는 행위들을 간단하게 티키타카 잘 된다, 티키타카가 잘 맞는다 등으로 사용하죠.

심지어 이 단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이며 축구 전술이다 라는 것을 모르는데도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다들 사용하다 보니 덩달아 본인도 사용하게 되었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7. 마치며

과르디올라

축구란 것이 참 재미있는 게 축구가 생긴 지가 그렇게 오래 되었는데도 시대가 가면 갈수록 새로운 전술이 나오고 또 그 전술을 파헤치기 위한 새로운 전술이 또 나오고를 반복합니다.

그로 인해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도 전술의 실패로 상위권 팀들이 하위권으로 떨어질 때도 있고, 기량은 뛰어나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전술의 완성도로 인해 약팀이 강팀을 이기기도 합니다. 이런 물고 물리는 전술의 상관관계를 보는 게 축구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오늘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전성기였던 티키타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재미있는 축구 전술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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