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를 보고 4편이 걱정되는 이유는? (후기, 감상평)
'범죄도시 3'이 시리즈 두 번째로 천만관객을 돌파하면서 흥행에 대성공하였고, 이제는 박스오피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범죄도시 시리즈의 팬으로서 큰 기대를 하면서 3편을 관람했었는데요. 오늘은 제 영화 관람 후기를 공유해 볼까 합니다.
범죄도시 3 정보
- 개봉일 : 2023년 5월 31일
- 감독 : 이상용
- 출연 :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카 등
- 관객수 : 1,067만 명 (7월 28일 기준)
- 상영등급 : 15세 이상
'범죄도시 3'의 감독은 전작 2편을 연출한 이상용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상용 감독은 첫 감독 데뷔작인 '범죄도시 2'가 천만관객을 달성하더니 이번에 3편까지 연이어 천만관객 돌파에 성공했습니다.
주연은 당연히 마동석 배우가 출연하였고, 빌런으로는 이준혁 배우와 아오키 무네타카 배우가 출연을 하였습니다. 이준혁은 평소 드라마에 자주 출연을 하였는데 특히 '비밀의 숲' 시리즈에서 비열한 검사 역할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아오키 무네타카는 '바람의 검심'으로 인지도가 있는 배우입니다.
관객수는 7월 28일 기준으로 1,067만 명을 달성했고,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수를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 볼 점은 2위, 3위, 4위가 모두 일본과 미국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올해 한국영화들의 성적이 굉장히 부진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범죄도시 3'이 극장가에 활기를 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는데요. 지금부터 한번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새로운 배경과 바뀐 출연진들
먼저 이 부분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3편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마석도(마동석)의 배경과 그 주변 동료들입니다. 기존에 금천서 강력반 소속이었던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하게 되죠. 그로 인해 당연히 1편과 2편에서 같이 출연했던 동료 형사들도 모두 출연하지 않게 되고 새로운 동료들이 출연하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는데요.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1편이나 2편에서 보여주었던 마석도와 주변 동료 형사들과의 케미가 이번 작품에서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큰 재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이 마석도와 동료 형사들의 케미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마석도와 전일만(최귀화) 반장이 보여주었던 케미로 인한 개그 요소들은 상당히 타율이 높다고 생각했고, 장이수(박지환)라는 경찰도 아니고 빌런도 아닌 제3의 영역의 비중 있는 캐릭터를 넣음으로써 감초역할을 톡톡히 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편에서는 이런 조연 캐릭터들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선 전일만 캐릭터에 대비되는 장태수(이범수) 캐릭터는 비중도 적거니와 영화 내내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범수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연기는 조금 올드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석도와 같이 파트너로 같이 다니는 김만재(김민재) 캐릭터는 역시 연기력이 좋은 배우인 만큼 충분히 자연스러운 연기라는 느낌을 받았으나 별 특별한 장면 없이 영화 내내 마석도를 보좌하기 위해서 소모되는 너무 단조로운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 몇 명의 동료형사들이 같은 팀으로 더 출연을 하지만 솔직히 기억도 안 날 만큼 영화 내에서 잘 비취지지도 않고 비중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쿠니무라 준도 출연을 하지만 제 기억으로 한 두 장면, 세 장면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이럴 거면 굳이 쿠니무라 준 같은 인지도 있는 배우를 출연시킬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영화에 단순히 소모되는 캐릭터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이수와 같은 감초 역할을 맡은 초롱이(고규필) 캐릭터는 저는 개인적으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연기나 설정 등이 좀 지나치치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초롱이 캐릭터는 웃음 타율은 높다라는 평이 많은 걸 보면 개인의 취향차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작품에도 이범수, 김민재 배우 등이 그대로 출연하는 만큼 4편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장이수도 다시 출연하는 만큼 다른 캐릭터들도 단조롭지 않고 좀 더 입체감 있는 캐릭터로 연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빌런의 아쉬움
사실 이번 3편에서 가장 많이 화두에 오르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기존 1편과 2편에 비해서 빌런이 약하다는 평이죠.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공감합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빌런이 약한 느낌이 들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선 메인 빌런을 두 명인 것처럼 보이게 한 것 자체가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메인 빌런은 주성철(이준혁)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1편과 2편을 돌이켜 보면 마석도가 궁극적으로 심판하려고 하는 악은 장첸(윤계상)고 강해상(손석구)입니다.
오직 그 악을 잡기 위해서 마석도가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빌런과 점점 가까워지게 되고 결국에 빌런을 때려눕히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렇기에 3편 역시 마석도가 잡으려고 하는 악은 주성철이기에 메인 빌런은 주성철이고 리키는 방해꾼 정도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결국 이 둘을 모두 때려눕히는 이야기로 전개가 되는데 저는 여기서 큰 아쉬움이 느꼈습니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먼저 1편과 2편을 돌아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요소는 정말 '악' 그 자체처럼 보이는 빌런을 마지막에 마석도가 때려눕힘으로써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편과 2편을 보면 영화 시작부터 막바지에 다다르기 전까지 빌런들의 악한 모습들을 계속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장첸 - 독사(허성태)의 부하를 폭력하고 독사를 죽임(시작) → 장이수 모의 칠순잔치를 난장판을 만들면서 장이수를 찌름(중간) → 중국집 어르신과 아이를 폭력함(끝)
- 강해상 - 최춘배(남문철) 아들을 납치하고 죽임(시작) → 최춘배가 보낸 폭력배들을 죽이고 최춘배의 경호원도 죽임(중간) → 정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들(순경 및 마석도의 동료 형사)을 찌름(끝)
이런 식으로 1편과 2편을 보면 빌런들이 계속 폭력이나 살인을 하는 등의 악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서 마석도가 마지막에 빌런을 잡았을 때 관객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를 계속 만들어서 연출합니다.
그런데 이번 3편을 보면 주성철이 형사를 죽이면서 시작되기는 하지만 중간에 리키라는 비중 있는 서브 빌런을 출연시킴으로써 영화 끝에 터져야 하는 카타르시스가 흐지부지해진 느낌입니다. 즉, 한 명에게 모아져야 하는 악함의 누적점수? 가 양쪽으로 분배되면서 마지막에 메인 빌런인 주성철을 마석도가 시원하게 때려눕혀도 거기에서 오는 희열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거기에 주제가 '마약'이라는 것도 한몫했다고 생각하는데 주성철이 마약 유통을 통해서 본인의 이득을 챙기려는 존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이나 계략 등이 가능한 인물입니다. 즉, 장첸이나 강해상처럼 단순한 살인 및 폭력범죄자라기보다는 지능을 이용한 지능범에 가깝죠.
그래서 영화를 보면 주성철이 마석도나 마약 중개인 등 다른 인물들과 치고받고 죽이는 대결보다는 심리전 위주의 장면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도 마지막에 느껴야 할 카타르시스를 반감시키는 요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작품에서 마석도가 악당들과 싸울 때 보여준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복싱) 신은 그동안 힘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던 마석도가 스피드를 이용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좀 더 박진감 있게 연출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점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개봉될 4편 역시 우선은 김무열, 이동휘 두 명의 빌런, 거기에 온라인 도박이라는 지능범죄의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3편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감독도 바뀌는 만큼 기대해 보아야겠습니다.
영화의 분위기가 점점 가벼워진다
많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팬들은 1편을 가장 선호합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인데 영화의 스토리와 맞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잘 연출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1편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1편은 청불임에도 7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러면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생각이 많아지겠죠. 1편처럼 그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가서 비슷한 흥행에 만족할 것이냐, 아니면 영화의 분위기를 조금 더 가볍게 낮추고 연령등급을 낮춰서 더 많은 관객들을 불러 모을 것이냐 라는 고민을 할 것입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많은 관객수를 모으는 것을 원할 것이고 그로 인해 2편이 그 전략 그대로 통하며 천만관객 이상을 불러모았죠. 이렇게 2편의 전략이 성공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3편도 15세 관람 등급을 받을만한 스토리와 연출로 전반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면서 역시나 천만관객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흥행과는 별개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분위기가 흥행을 위해서 점점 가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그 부분이 조금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개그 요소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영화의 배경이 점차 현대로 가까워지면서 폭력, 살인 등의 액션에 가까운 느낌보다는 이번 3편은 마약, 내년에 개봉될 4편은 온라인 불법 코인 등의 도박을 주제를 다룬다고 하니 이렇게 주제 자체가 점점 지능범죄 쪽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주제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아쉬운 것은 아니지만 마석도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지능범죄 쪽보다는 뭔가 직접 몸으로 뛰면서 치고받고 부딪치는 그런 이야기가 마석도에게는 조금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제작자로도 참여하고 있는 마동석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는 3편에 비해 감정선이 훨씬 강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연출했다고 하니 1편과 같이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희소식인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개인적인 <범죄도시 3> 후기 및 리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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