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구입 시 무조건 고가의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안마의자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제품 중 비교적 고가의 전자제품으로 분류됩니다. 최소 100만 원대 모델들부터 500만 원, 600만 원의 모델들도 있죠. 그런데 꼭 이렇게 고가의 모델들이 좋은 안마의자일까요?
나의 경험
먼저 제가 겪었던 경험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야 여러분도 저의 글을 맹신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는 생각해 주실 수 있으실 테니까요. 저는 약 10년간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전국에 수 백개 점포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여러분들도 이름만 들어도 아시는 회사입니다. 정말 수 없이 많은 상품을 상담 및 판매하였고, 당연히 안마의자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데, 한 번은 평소 저에게 전자제품을 자주 구매하시던 단골 부부 손님이 안마의자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하셨습니다. 본인들이 사용할 것과 부모님께 선물해 드릴 것까지 총 2대를 구매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당시에 회사에서 안마의자는 바디프랜드 제품만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부 손님은 바디프랜드 제품을 체험해 보셨습니다. 그렇게 몇몇 제품을 체험해 보시고 당시에 판매하던 바디프랜드 모델 중 하나를 가격과 성능이 만족스럽다며 2대 구매하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부부 손님이 본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부모님께서 안마의자를 사용하기 힘들어하신다면서 반품이 가능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군요. 좀 더 구체적인 사유를 여쭤보니 부모님께서 제품 사용 중에 안마를 받아서 시원하기보다는 강도가 너무 강해서 오히려 아프다고 하셨다는 겁니다.
저의 오랜 단골손님이라 최대한 도와드릴 방안을 강구해 봤지만 규정상 제품의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저의 임의로 반품을 해드릴 수는 없어서 결국 요청을 들어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저의 입장을 이해해해 주셨고 애초에 본인들도 안될 것 같지만 한번 말이나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말씀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제가 잘못한 건 없지만 괜히 죄송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착각하는 점
안마의자는 꼭 어르신들만 사용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젊은 분들도 과도한 업무량, 격한 운동 등으로 피곤하거나 뭉친 근육들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 안마의자를 구매합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어르신들이 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래서 그 어르신이라고 할 수 있는 세대가 곧 나의 부모님들이고, 항상 어디가 뻐근하다, 쑤신다를 입에 달고 사는 내 부모님들 위해서 효도를 하기 위해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합니다. 위의 사례처럼 말이죠.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많이 착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기 위한 것이니 이왕이면 값비싼 제품을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착각이라고 말씀드리냐면 기본적으로 우리는 '비싸면 좋다' 인식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부모님께 좋은(비싼) 제품을 사드리고 싶어 하죠. 하지만 안마의자라는 전자제품은 '비싸면 좋다'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제품이 아닙니다.
어째서일까요? 그 힌트는 위의 사례에서 나와있습니다. 저 손님들이 구입한 모델은 당시에 400만 원 정도의 판매가를 형성하던 고가 모델이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께 좋은 제품을 선물하고 싶어 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손님의 부모님들은 너무 아프다며 사용을 하지 못하셨습니다. 이게 과연 우리가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은 좋은 제품일까요?
체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반드시 사전에 체험을 해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물하는 나 자신이 아니라 그 안마의자를 직접 사용할 사람이 미리 체험을 해야 합니다. 안마의자는 생각보다 고르기 까다로운 제품입니다. 무조건 비싸면 좋은 것이 아니라 강도도 고려해 봐야 하고 앉았을 때의 안착감, 안마 부위 등 체크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즉, '비싸면 좋다'가 아니라 '사용자의 신체에 맞아야 좋다'가 되는 것이죠. 나의 신체와 부모님의 신체가 다른데 내가 좋다고 부모님에게 좋은 제품일 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물론, 깜짝 선물의 느낌을 내고 싶어서 본인이 직접 골라서 선물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를 보신다면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기쁜 마음으로 선물해 드렸지만 정작 부모님은 사용도 못하시고 안마의자만 덩그러니 남아서 골칫덩이가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구입 전에 꼭 매장을 방문해서 직접 안마의자 체험을 해보세요. 고가의 모델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상담원의 말을 집중해서 들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나의 신체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은 제품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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